산악회 산행대장들은 연간산행계획을 세울 때 억새산행 대상지 1순위로 장흥 천관산天冠山(723.1m)을 꼽는다. 전국에 내로라하는 억새 명소가 많지만 천관산 억새가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다도해의 시원한 바다풍경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지는 풍광 덕분이다.산 정상부 환희대에서 연대봉에 이르는 5만여 평의 대평원에 억새가 은빛물결을 이루며 바다와 어우러지는 파노라마 풍경은 전국에서도 흔하지 않다.불심 가득한 천관산올해는 천관산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억새 시즌인 9~10월, 산행인파가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군에서 일찌
“청하오건데 정운 장군을 이대원 장군과 함께 사당에 모셔줄 것을 고합니다.”1592년(선조25) 9월, 이순신 장군은 부산포해전에서 승리한 후 선조에게 장계를 올렸다. 이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이 가장 아꼈던 녹도만호 ‘정운鄭運(1543~1592)’ 장군이 전사했다. 그를 위해 손수 제문을 지어 제사를 지냈고 왕에게 이대원李大源(1566~1587) 장군 사당에 위패 안치를 요청했다.이순신 장군이 정운 장군만큼 아꼈던 이대원 장군은 경기도 평택 출신으로 조선 역사상 최연소인 18세에 무과에 급제했고, 21세가 되던 1587년에 녹도만호
군산 방축도는 ‘독립문바위’가 명물이다. 사진작가와 화가들도 수시로 찾을 정도다. 섬 주민들은 ‘구멍바위’라고도 부른다. 오래전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 애국가 상영할 때 배경화면으로 나왔던 바위라고 한다.방축도防築島는 고군산군도 서북쪽에 말도, 명도, 횡경도와 함께 일렬로 나란히 있다. 방파제 역할을 한다 해서 방축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고군산古群山은 ‘옛날 군산’을 의미한다. 현재의 군산은 거대 도시를 연상하지만 ‘군산群山’ 앞바다에 떠있는 섬들을 아우르는 지명이었다. 바다에 떠 있는 63개의 섬들이 새처럼 무리지어 있는 것
“여자도汝自島 가신다구요? 경치가 기가 막혀 부요.”배를 기다리는 동안 주민들의 섬 자랑이 이어졌다.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섬에 대한 정보가 신통치 않아서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 생각했다.여자도는 송여자도와 대여자도 2개의 섬을 일컫는다. 두 섬을 합쳐도 해안선은 7㎞를 넘지 않는다. 가장 높은 송여자도 정상이 해발 48m이다. 두 섬을 연결하는 ‘붕장어다리’가 유일한 자랑거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니 여자도는 보물섬이 틀림없었다. 그림 같은 조망, 송여자도 둘레길송여자도 둘레길의 오밀조밀한 해안 풍경은 기대
불태산佛台山(729m)은 장성과 담양 경계에 있지만 넓게 보면 광주광역시의 북쪽 병풍 역할을 하는 산이다. 광주시내에서 가까우면서도 무등산에 비해 한결 고즈넉해 코로나 시대의 거리두기 산행지로 알맞다. 6월 초 여름 산행지로도 부족함 없는 것은 한재계곡에서 탁족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청에서 북쪽 방향으로 보면 평야지대에 동서로 길게 누워 있는 것이 불태산이다. 병풍산(822m)으로 혼동하는 이들이 많지만, 한재계곡에서 보면 서쪽으로 불태산, 동쪽으로 삼인산과 그 너머 병풍산이 연결된다. 호남정맥 도장봉에서 출발해 광산구
강진에는 월출산을 비롯해 덕룡산, 주작산, 만덕산, 월각산, 수인산, 화방산, 천태산, 여계산, 보은산 등 쟁쟁한 골산이 즐비하다. 강진읍은 강진만 줄기 따라 어머니 자궁처럼 깊숙한 곳에 있다. 그래서 강진은 생산과 창조의 고을이라 호사가들은 말한다. 강진읍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두 개의 산이 있다. 서북쪽으로 감싸고 있는 보은산報恩山은 우두봉이라고도 부른다. 비파산琵琶山은 동북쪽으로 강진읍을 감싸고 있다. 보은산이 골산에 가깝다면 비파산은 부드러운 육산이다. 기다란 비파를 닮았다.비파산은 토박이들만 찾는 곳이지만 범상치 않은 이
여수는 밤바다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화려한 여수 밤바다는 전국 최고의 바다 야경으로 손꼽힌다. 그렇지만 마래산馬來山(385m)에서 내려다보는 밤바다는 평지에서 보는 풍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과 배에서 흘러나오는 조명들,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칠흑 같던 바다는 보석을 뿌려 놓은 것 같은 황홀한 신세계로 변모한다.구봉산(388m) 정상에서도 밤바다를 조망할 수 있지만 마래산 정상에서는 구불구불한 해안선 경치와 더불어 바다를 더 넓게 볼 수 있다. 마래산에서 야경을 조망하는 관광 상품이 있으면 하는 간절함
선도蟬島는 증도曾島 근처에 있는 섬이다. 신안군에 있는 1,000여 개의 섬 중에서도 섬 모양이 매미를 닮았다 해서 매미 ‘선蟬’ 자를 쓰는 섬이다. 뚜렷한 특산물이나 볼거리, 찾아갈 일도, 찾는 이도 별로 없다. 하지만 2019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10일 동안 주민 255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에 1만2,000명이 몰려들었다. 주민들 말로는 “섬이 1㎝나 가라앉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왔고, 이렇게 많이 찾기는 처음”이라고 한다.선도는 3~4월이면 수선화 섬이 된다. 세계 각국의 수선화 97종이 꽃 피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
강진 도암만灣에 접한 천태산天台山(549m)은 잘 알려지지 않은 처녀지 같은 곳이지만 경치가 빼어난 산이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3면으로 섬과 바다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장흥 천관산(723.1m)의 걸출한 암봉인 구룡봉, 구정봉, 환희대의 기암괴석과 남서쪽 능선의 웅장한 모습을 접하게 된다. 강진과 장흥 경계에 솟은 천태산은 호남정맥 사자산(668m)에서 출발해 억불산, 괴바위산, 부용산, 천태산을 거쳐 오성산 아래 옹암마을로 빠지는 사자지맥(47㎞)의 중간에 있다. 첩첩산중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 위치하지만 충북 영동 천태산(7